쇼팽을 여행하는 5가지 방법 1 (왈츠) >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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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왈츠는 물론 춤곡이지만 다른 춤곡과는 분명 차별된다.

쇼팽의 왈츠곡이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와 다른 것은, 춤을 위한 곡이 아니라 단지 연주와 감상을 위한 곡이라는 점이다.

차이는 미적 진지함에 있다.

쇼팽의 왈츠는 섬세하고 화려하고 다채롭고 슬프다.

거기에는 춤을 추기 위해 필요한 흥겨움이나 가벼움은 부족하다.

아마도 쇼팽의 왈츠는 수백 번 녹음되었을 것이다.

호사가들이 감상을 위해 가장 애호하는 음반은 타마스 바사리가 연주한 것이다.

이 연주에는 쇼팽의 슬라브적 애수와 우아함이 가장 잘 표현된다.

그러면서도 절대 기교적이지 않다.

이 연주는 상당히 표준적이다.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로 전개되는 이 연주는 심지어 화려한 왈츠에서조차 서정적이다.

특히 C#마이너의 왈츠는 그 느린 서정성 속에 커다란 슬픔을 담는다.

연주자들에게 쇼팽 왈츠의 교과서라 할 만한 연주는 루빈스타인이다.

대분분의 연주자들이 쇼팽을 연주하면서 빠지는 함정이 센티멘털리즘이다.

쇼팽의 왈츠는 그 신비스럽기까지 한 애수와 서정성으로 어느새 연주자의 감정이입을 요구한다.

감상자 자신도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건 물론이다.

이 점에서 쇼팽의 피아노곡은 냉정하고 호쾌한 리스트의 기교적인 피아노곡과 현저히 다르다.

그러나 연주자는 감상 이상의 것을 가져야 한다.

연주자는 감정이입과 동시에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연주하는 곡과의 사이에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루빈스타인의 연주는 매우 성공적이다.

그는 시정이나 우아함을 애쓰기보다는 매우 냉정하고 정확하게 건반을 짚어나간다.

거기에는 정교함과 초연함이 있다.